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봄을 알리는 꽃들의 소식이 여기저기에서 난리이다. 꽃들이 피기 시작하면, 세상은 내가 그리 노력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만을 위한 세상처럼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흥분되는 마음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 산수유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매화꽃도 피고... 이젠 땅 위에서 제일 키가 작은 민들레며 제비꽃들도 자기 몫을 하고 있다. 밤에 보면 아름다움의 결정체가 되는 목련은 다소곳이 꽃잎을 다물고 있을 때는 수줍은 순백의 신부 같지만, 이내 꽃잎을 활짝 펴 버리면 아름답다기보다는 왠지 징그럽다는 생각이 드는 꽃이다. 그러다가 누렇게 변질되어 누워 버리는 꽃잎의 실체를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목련처럼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다가 금세 추하게 늙어버리는 꽃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