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만석공원에는 불두화가 뽀얀 모습으로 한편에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4월 초파일 전후로 피며 부처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 지어진 불두화가 요즘 한창 피고 있다.
우리 동네 만석공원에도 한쪽으로 불두화가 쭉 피어나고 있는데, 소담스러운 송이와 수수한 자태가 왠지 모르게 우아하다.
화려하거나 막 눈에 띄는 꽃이 아니기에 유심히 봐야 그 꽃의 진가를 알 수 있는 존재이다.
작년 봄에 선암사에 갔을 때도 불두화를 많이 보고 온 기억이 있는데, 올해는 만석공원에서 막 피어나는 꽃부터 활짝 피어나는 불두화의 아름다움까지 만끽할 수 있을 예정이다.
선암사의 불두화는 나무 자체가 키가 아주 커서 정원수처럼 멋지다면, 만석공원의 불두화는 화초처럼 정답게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 예쁘게 자신의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것이 다른 점이다.
처음 푸른빛을 띠며 피어나는 이 꽃을 잘 모를 때는 수국인 줄로만 알았는데, 찾아보고 검색해 보니 꽃송이가 수국보단 작고 화려하지 않은 색이어서 불두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찰의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는 이 꽃의 추억이 나에겐 있다. 어릴 적 친구집 담벼락에 이 꽃이 피기 시작하면 밖으로 넝쿨째 올라와 담 위에 소담스럽게 피어 있는 그 친구의 집이 너무 예뻤던 기억이 있다. 항상 이맘때가 되면 자꾸 친구집의 담벼락을 바라보게 되는 습관이 있었는데...
어쩐지 그 친구 집에는 착한 사람들이 모여 살 것 같은 동화 속 주인공들이 그려지곤 했더랬다.
이 꽃이 지고 나면 다음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꽃은 넝쿨 장미이다. 너무나 대조적인 자태로 우리들을 즐겁게도 에너지 넘치게도 만들어 줄 넝쿨장미는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정열이 넘치는 꽃이다.
이런 꽃들이 있어 계절의 여왕인 5월이 시작되는 이 즈음이 더욱 행복한지도 모르겠다.
이 두 꽃이 피고 지는 걸 보면 이제 더워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불두화가 피기 시작하는 걸 보니, 4월 초파일이 다가오긴 하는 가 보다.
부처님의 자비로움을 한번 더 생각해 볼 시기이니만큼, 내 주변의 친구들에게도 좀 더 사랑을 나눠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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