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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책리뷰>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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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유행한 지 좀 지났지만, 난 그러려니 하며 도서관에서 대출을 매번 신청했다.
그러나 <불편한 편의점>은 언제나 대출 중이었다. 그러다가 우리 동네 서점이 새로 단장을 했다길래 구경도 할 겸 들렀다가 사온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마스크에 대한 부담이나 밤 문화를 즐길 수 없는 영업시간 단축, 사회적 거리두기 등 우리가 2,3년 동안 너무나 힘들었던 시기를 그나마 편의점이라는 무대를 빌어 따뜻함을 전하는 이야기이다.  온 국민이 힘든 시기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얻어갈 수 있는 소설 <불편한 편의점 1>을 리뷰해 본다.

 
 
작가는 김호연이라는 처음 접하는 작가인데,
벌써 40만 부를 달성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함께 생활하며 밀접한 드나듦을 하고 있는 편의점이라는 장소가 주요 무대이다.
단락단락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건을 써 내려가는 형태의 옴니버스이다.
 
 
 
염영숙여사가 부산행 기차를 타고 가던 중 자신의 지갑이 든 파우치가 없어진 걸 알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울역의 노숙자 신분인 독고라는 남자와의 만남은 다시 자리를 옮겨 염여사가 운영하고 있는 숙대입구 청파동의 편의점으로 무대를 옮기게 된다.
 
전직 교사였던 염여사는 교육이라는 사명을 평생 지니고 살아온 사람이기에 독고를 겨울이나마 따뜻하게 지낼 수 있게 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사람답게 평범하게 살 수 있도록 자신의 힘을 부여하고 싶은 직업적인 의식이 아마도 작동을 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독고라는 노숙자를 자신의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시키게 되면서 편의점을 책임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못마땅함은 시작된다.
 
시현은 공무원 취준생이다. 염여사와는 왠지 서로 의지가 되는 사이였지만, 독고의 편의점 교육을 맡게 된 것이 귀찮고 마땅치 않았다. 느리고 어눌하고 말 더듬이까지... 그런 서울역 노숙자를 들이는 것에 대한 선입견은 당연했을 거란 생각이다. 하지만, 의외로 곧잘 따라오는 실력과 편의점에서 늘 진상으로 생각하는 손님을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독고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늘 자신의 현실을 자책하던 시현에게 독고는 자신을 세심하게 가르쳐 주는 실력이 너무 뛰어나니, 유튜브를 해보라는 제안을 하면서부터 시현은 자신도 모르는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갈등이 많은 취준생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이한 시현에게 독고는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만난 귀인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또한, 편의점의 한 사람인 오선숙은 독고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자신의 주변 남자 세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남편과 아들... 그것에 하나 더 독고까지.
오선숙은 편의점 낮시간을 책임지고 있는 생활형 알바이다. 대기업을 멀쩡히 다니다가 사표를 쓰고 지금은 집에서 게임만 하고 있는 아들을 이해하지 못해 속만 썩이고 있는 중이었다. 아들과 대화조차 하지 못하며 주변의 남자들을 증오하듯 살아가고 있는 이에게 독고라는 남자는 그만큼이나 못나고 뻔뻔스러운 남자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어느 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훔쳐가는 아이를 발견하면서 선숙과 독고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독고는 그동안 이 아이를 사랑으로 선도하고 있었고, 시현이 독고를 통해 새로운 면을 발견하듯 선숙 또한 지금에 제일 고통인 아들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독고는 노숙자라는 선입견으로  편의점을 지키는 사람들의 껄끄러움으로 시작되었지만, 그의 편안함과 사랑은 상처 회복이라는 행복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고, 또한 편의점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며
친절을 베푼 것이 펜더믹이라는 재앙 앞에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인식을 하기에  이르렀다.
 

자살을 하기로 마음먹었던 사람도 순간  자신에게 건넨 따뜻한 한마디 덕분에 생각을 달리 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과 사랑은 많은 걸 바꿔 놓을 수 있는 힘이란 걸 알 수 있다.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다가왔지만  어느새 너무나 큰 존재가 되어버린 사람...  '살짝 엉덩이만 받쳐줬을 뿐'이라며 도미노 같은 긍정의 힘을 전파하는 사람.
 
나는 오늘도 내가 모르는 사이, 독고 같은 남자 덕분에 또 하루를 웃으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독고뿐이겠는가... ? 그래,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자.
나도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며...
<불편한 편의잠>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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