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할 것 없이 1만큼 재밌는 2는 거의 없다.
하지만, 여기에 1만큼이나 재밌는 2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한국인들은 가족에 대한 애착이 무척 심한 나라이다. 이것에서 파생되는 좋은 점도 있지만, 요즘은 불편한 점에 대해서 더 많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 내 견해이다. <불편한 편의점 2>에서도 가족 개인의 고유한 존재를 인정하면서 가족이라는 성 안에서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불편한 편의점>의 주인공인 염여사 또한 우리가 현재 취하고 있는 핵가족 형태에서 성인이 된 가족 간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가 고민인 사람이다. 그것은 유교의 개념이 아닌 민주적인 가치 아래 성인 대 성인이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독립적이지만 가족애를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그리고 있다. 현명함을 보여주는 마무리가 한국적 정서를 살리고 있어서 더욱 좋았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리뷰이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밥딜런의 할머니는 '행복은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며, 길 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에 친절해야 한다'는 말이 소개된다. 이 지구상에 사는 인간이라면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서로에게 위로를 하며 더불어 살아가자는 이 말이 내 가슴에 팍 꽂히며, <불편한 편의점 1>에 이어 2를 다시 리뷰해 본다.
<불편한 편의점 1>에서 시작된 배우이자 희곡 작가인 인경은 궁지에 몰린 인생의 패배자 같은 심정으로 청파동에 잠시 기거할 즈음, 독고가 있는 편의점을 드나들게 되면서 새로운 모티브를 찾게 된다. 그것은 바로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우둔한 독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인경은 좁고, 물건도 많지 않고, 거기다가 쓸데없이 친절하기까지 한 불편한 편의점에 화가 났지만,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궁지에 몰리고 있는 인경의 눈을 번쩍 뜨게 한 것은 바로 편의점이라는 인경만의 무대를 쓰는 것이었다.
독고의 역을 맡은 황근배는 홍금보라는 예명으로 편의점의 밤 알바로 들어온다.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된 불편한 편의점의 알바였지만, 지금의 힘든 현실 또한 마만치 않았기에 탈피하고자 선택한 이 알바생활은 무엇보다 자신이 즐거웠으며, 독고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염여사의 아들인 민식은 열등감과 피해의식이 강한 사람으로 오직 성공하고자 하는 생각밖에 없었고, 이로 인한 어머니의 괴로움은 기저질환과 코로나 확산이라는 변명을 위장하여 언니집인 양산에서 전원생활을 하며 민식과 떨어져 사는 계기를 마련했다. 민식의 못남은 자신이 사장으로 있는 이 편의점에서조차 끝판왕을 보였으며, 서서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었다.
어느 날, 홍금보가 대학 선배라는 것을 알게 되며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는 홍금보에게 오너알바라는 제안을 받게 된다. 무섭고 두려웠지만 민식은 용기를 내고 홍금보는 인경의 무대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민식은 오선숙 지점장에게 맡겼던 많은 일을 자신의 책임으로 받으며 허무맹랑한 꿈이 아닌 현실적 꿈을 꾸게 된다. 오너알바를 하며 편의점을 잘 운영하는 것이 자신이 처한 현실적 자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민식은 지금까지 자신을 향한 엄마의 사랑과 아픔을 인식하게 된다.
선한 영향이 또 다른 선한 영향을 주듯,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고 자신의 삶으로 정착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해피엔딩일 수만은 없는 인생살이지만 불편한 편의점에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들이 해피엔딩이라는 결과물이 너무 좋았다.
염여사는 70대로... 삶의 후반부이지만... 다시 꿈을 꾼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유럽 여행을 해 볼까 하는 계획과 그에 앞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어공부를 해보겠다는... 그 꿈이 꼭 실현되길 바라보며, 나 또한 염여사에게 힘을 받아 유럽여행이라는 꿈을 계획해 보려고 한다.
그러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세계사를 먼저 공부하고 그곳에 꼭 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계획에 불과하더라도 꿈을 꿔 보는 현재의 내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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