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영화 리뷰>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

유효삶 2023. 12. 14. 21:13
반응형

 
 1979년 12월 12일 대한민국의 슬픈 역사가

전두광이라는 미치광이에 의해서 쓰인다.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 집권이 결국 '암살'이라는 비참한 일로 이어지고,
10.26 사건은 다시 12.12사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 크고 작은 사건으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한 움직임이 벌어진다.
박정희 대통령이라는 군부독재만 사라지면 대한민국에도 봄날이 올 줄 알았지만, 결코 민주주의는 쉽게 오지 않았다.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의 봄>에 비유한 말로 시작된 영화 <서울의 봄>은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고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영화이다.
우리 현대사의 아픔에 대한 서러움을 조금이나마 전하고자 <서울의 봄>을 리뷰해 보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고 함께 이 나라의 아픔과 지금의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신 이태신을 비롯한 진압군의 희생을 감동으로서 공유해 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성수 감독은 시나리오를 직접 쓰는 작가이기도 하고 첫 상업 영화로는 이병헌 주연의 <런어웨이>가 있다.
그 뒤로 <무사>, <감기>, < 아수라> 등 익히 알고 있는 영화를 내놓았지만, 흥행에는 좀 못 미쳤다는 것이 평가이다.
7년 만에 <서울의 봄>으로 돌아와 이제까지 최고 흥행작이었던 <감기>의 관객수를 돌파하고, 화려한 출연진과 연기력 그리고 작품성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김성수 감독의 최고 작품으로 흥행에 가속을 더하고 있다.
1990년대 청춘영화로 출발했던 감독이지만 10년간의 공백기를 가지며, 2010년을 기준으로 연출 스타일이 완전히 바뀐 감독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결말이 다소 암울한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은 감독으로서 이번에 대히트를 치고 있는 <서울의 봄> 또한 시대적 배경이 어두운 만큼 결말이 격하게 우울하고 서럽도록 슬프다.
작품들을 보면 정우성 배우와의 인연이 많은지 정우성이 출연한 영화들이 특히 많다.

 
 

 

<서울의 봄> 영화의 출연진은 일단 화려하다.
정우성, 황정민, 이성민, 김성태...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남자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영화는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서거 후 12월 12일 권력에 눈이 먼 별 두 개짜리 전두광 보안 사령관과 함께 하는 반란군과 수도경비 사령관 이태신을 중심으로 선 진압군 사이의 일촉즉발  9시간을 그린 영화이다.
 

 

 

 

 

 
교묘하게 대한민국의 모든 정보를 독식하며 육군 사관학교 친구인 노태건과 함께 역모를 단행하는 전두광이라는 인물은 자신의 야욕을 위해서 자신보다 지위가 높은 별 3,4개의 장군들을 무섭게 몰아치는 리더십을 보인다. 쩔쩔매며 조금이라도 이득이 될 듯싶으면 부하인 전두광에게 엄지 척을 보내지만, 조금이라도 피해가 올 상황이 되면 쫄장부처럼 전두광을 비난하는 등의 소인배의 모습을 보인다.
우리가 이런 쪼다 같은 사람들을 존경하고 나라를 맡겼다는 것이 부끄럽고 개탄스러울 지경이었다.
황정민(전두광역)의 완벽한 분장 모습이 실루엣만 비치었을 때도 역한 감정이 올라오는 걸 감추기 힘들었는데, 마치 전두광인양 펼쳐대는 황정민의 연기력에는  "미친 x" 소리가 절로 나왔다. 
 
 
 
이에 맞서는 진압군의 우두머리인 정우성(이태신역) 연기력 또한 흡사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이순신 장군만큼이나 절절함이 느껴져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굳건한 목소리와 부하들을 인솔하는 그의 몸짓은 열세 척의 배 밖에 남지 않았다던 이순신의 절박함과 너무나 흡사했고,  '생즉사, 사즉생'을 외치듯 앞으로 나아가는 수도경비 사령관 이태신의  결연함은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물론, 허구로서 가미된 이야기라고 하지만 소설이든 영화든 아주 작은 모티브에서 대작은 건져지는 거니까

팩트가 어떻든 감동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지는 거니까. 결국, 이태신은 격렬하게 싸워보지도 못한 채 멍청한 
국방부 장관이라는 기득권 세력에 가로막혀 '해임'을 당하게 된다.
 
 
 
이태신은 전두광을 향해 말한다.
"넌 대한민국 국민으로도, 인간으로도 자격이 없어."
"대화는 사람끼리 하는 거야."
라는 등의 명대사는 조금이나마 숨죽이고 있던 관객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고,

또 한 번의 감동의 바다로 풍덩~~!
 
 
 
 전두광이라는 인물이 대한민국을 집어삼키기 위한 야욕을  '역모'라기보다는 '혁명'으로 불려지길 바란다는 대사를 보면서 일제 청산을 하지 않은 우리 역사의 오류가 또 반복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두광이 이태신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작업으로 대통령의 인가를 받는 장면에서 대통령의 한마디.
"사후결제입니다."
대한민국 역사 앞에 대역죄인일 수밖에 없는 전두광의 참 기록이었다.
 


 
마지막 장면으로 반란군의 승리를 자축하며 전두광 노태건을 중심으로 단체 사진을 찍는 모습에서

우리 후손들이 잊지 않도록 인물 하나하나에 경력을 문자화 한 감독의 센스가 놀라웠다.

그리고 지금의 정치가 왜 이렇게 흘러왔음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도 있었다.
일제 청산을 하지 못한 과오는 지금의 정치, 경제, 사회 등 여실히 재현되고 있다.
역사는 과거를 배우고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잘 살고자 배우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도 한다.
우리에게는 이웃나라에 의해서 짓밟힌 치욕적인 역사가 존재하지만, 우리 민족끼리 싸우는 이런 창피한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소설을 읽다 보면 복수를 향한 아주 무서운 처벌로 '부관참시'가 이루어진다.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나의 생각을 이번만큼은 철회하는 바이다.

 
 
<서울의 봄>에 나오는 출연진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연기력이 정말 대단하다.
그런 만큼 전두광을 연기한 황정민이  싫다.
비주얼에서부터 말투까지 소름 끼치도록 똑같은 그에게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나 자신에게도 궁금하다.
군부시절 그 악랄한 짐승들에 의해서 죽고 다치고... 살아남은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바이며,
이태신이라는 실존 인물로 알려진 장태완 소장을 대한민국 역사에 재조명해 보는 뜻깊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승자의 역사에만 익숙해지도록 길들여진 우리지만, 이번만큼은  국민을 위한 역사로 재탄생해 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서울의 봄> 영화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