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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책리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소설 「 마녀와의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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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100번째 작품으로 대단함을 과시하다.

 
 




 

1985년 <방과 후>를 시작으로 100번째 작품을 발표한 <마녀와의 7일>은 과히 기념할 만하다.
40년이라는 작가생활과 100권이라는 소설의 엄청난 업적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 대부분이 출시될 때마다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는 것에 더욱 의의를 두어야 할 것이다.
 
 
나 또한 출간되기 전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가 책을 읽게 되었는데, 5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지만 일주일도 안 돼서 모두 읽어버렸다. 그만큼 흥미진진하게 써 내려갔다는 반증일 것이다.
<마녀와의 7일>은 라플라스 시리즈물의 하나로 <라플라스의 마녀>, <마력의 태동>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이다.
 
 

'라플라스'는 18세기 프랑스 수학자로
" 만일 어느 순간에 있어서 모든 물질의 역학적 상태와 힘을 알 수 있고, 또한 그러한 데이터를 분석할 만한 능력의 지성(=라플라스의 악마)이 존재한다면 이 지성에게는 불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그 눈에는 미래도 과거처럼 모조리 보일 것이다."

 
 
 

라플라스 시리즈의 주인공인 우하라 마도카의 능력은 바로 라플라스의 악마에게서 모티브를 잡았다고 한다.
 
 
"언니 다녀올게~~"라며 나간 동생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며, 우리에게는 내일이 없으니 많은 걸
다 바쳐서 내일을 살지 말고 오늘을 살아야  한다는 유튜브 속 어느 여성의 모습이 생각나는 건
이번에 접하게 된 <마녀와의 7일>이라는 소설 속 리쿠마와 같은 처지라는 것에 아픔이 동요되었다.
 
 
 

 
 
 
리쿠마는 우연히 도서관에 갔다가 범상치 않은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가 바로 우하라 마도카이다.
엘리베이터 문을 닫히지 않게 하기 위해 던진 공의 정확도와 갑자기 쏟아지는 비로 집에 갈 걱정을 하는
리쿠마에게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며 그 시간이면 비를 맞지 않을 것을 알려준다.
 

전직 형사였던 리쿠마의 아버지가 전날 밤 늦을 거라며 저녁을 걱정하며 끝낸 전화가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사체로 발견되었고,
학교로 찾아온 와키사카 형사와의 만남에서 아버지의 죽음은 파헤쳐간다.
 
 
미아타리 형사라는 경찰 특수 분야 전문가로 사진 한 장만 보면 지명 수배자의 인생을 유추해 내는 인간의
타고난 능력을 최대치로 연마한 아버지였지만, AI 기술 앞에 천직과도 같은 형사직에서 물러났다.
아버지가 남기고 간 지명수배자들의 사진첩을 보면서 단 한 사람 니지마 시로의 사진만은 인생이 보이지 않는다는 리쿠마 아버지의 특이점을 중심으로 우하라 마도카, 리쿠마 그리고 경찰 윗선의 외압으로 단독으로 수사를 하게 된 와키사카의 수사는 펼쳐진다.
 
 
 
 
단지, 리쿠마 아버지의 죽음을 파헤치는 소설이 아닌 AI기술로 인한 개인정보의 위협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상 모든 나라들의 공통점인 것 같다.
 
사방에 설치된 CCTV가 삶의 질을 높여줬지만, 그만큼 AI로 대체된 일자리 문제며, 개인정보, 안면 인식 시스템으로 인간존엄의 문제까지 파고들고 있다는 것을 소설 언저리에서 다루고 있다.
 
특수한 능력을 지닌 우하라 마도카의 수사진행과 일반 형사인 와키사카의 현실적인 수사 방향이 범죄 현장의 DNA수집과 그와 관련된 일반인들의 삶 속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 나의 모든 걸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
현실적 반영이라는 점도 히가시노만의 치밀한 연속성이다.

결국, 마토카의 능력과 리쿠마의 바람 그리고 와키사카 형사의 노력으로 아버지의 살해범은 반전이 주는 묘미를 거듭하며 드러나게 되는데...


 

 
 
 
 
혹시나 마토카의 특별한 능력을 파헤치는 뭐 그런 게 나온다면
좀 식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며 페이지를 넘겼지만,
역시나, 군더더기가 많은 이야기론 끌어가지 않았고, 마도카가 미국으로 공부를 하러 떠나는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히가시노는 '책은 무조건 재밌어 한다'는 철칙이 있다고 한다.
 
대단한 히가시노다.
 
앞으로도 그의 작품은 계속되겠지...
 
그의 작품을 기다리는 것 또한 인생의 즐거움이라는 것을 인식하며,
더운 여름 <마녀와의 7일>을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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