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의 소설은 매우 재미가 있다. 흥행 작가 하면 빠질 수가 없는 우리나라 대표 작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나온 고구려 시리즈를 서평해 보기 전에 작가의 세계관과 <고구려>라는 소설의 탄생 비화를 한번 이야기 나눠 보자.
김진명은 내가 좋아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좋아하는 작가이다. 김진명의 대표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김진명의 첫 작품이란다. 600만 부를 판매한 아직까지 유례가 없는 일로도 유명한데, 그는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고, 대학시절에는 철학에 관심이 많아서 그쪽 책을 많이 보았다고 한다. 한때, 그는 세상에 나와 있는 모든 책을 읽는 게 목표였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책을 어마 무시하게 읽었기에 작가가 되기 위한 연습시간 없이 첫 작품에서 밀리언 셀러의 반열에 오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이 이슈가 되던 90년대에 미국이 북한을 치겠다는 뉴스가 있음에도 한국이 아무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즉,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단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책이 바로 그 유명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이다. 그만큼 김진명은 대한민국의 외교, 정치, 사회가 잘못된 길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 강한 메시지로 독자들의 후련함을 대신해 주는 전도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소설로는 두 번째로 알고 있는 <고구려>는 처음 5권까지 나왔을 때 여름휴가 때 싸 가지고 가서 남편과 경쟁하듯 본 책이다. 그 이후로도 한 번씩 더 읽어보며 다음 권이 나오기를 학수고대했던 생각이 난다. 현재는 7권까지 나와 있는 상태지만 좀 답답한 마음이다. 그럴수록 작가의 고심이 많을 거란 생각과, 김진명이라는 사람이 무조건 허구에만 의지해서 글을 쓰는 작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이 또한 애독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소설 작가라지만 모든 책이 팩트에 바탕을 두고 글을 쓰는 작가인 만큼, 아마도 우리를 더욱 열광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김진명의 재주 하면 또 하나, 대한민국 사람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하는 특별함이 있다. 그렇다고 극렬한 보수주의자냐 하면 그건 당연히 아니다. 단지 조국을 사랑하고 잘못된 길을 선택하는 흐름에 대해서 질타하는 그의 과감성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모든 영화나 드라마 등 조선시대의 배경이 많은 이때에 <고구려>를 소설화했다는 것은 김진명이 늘 말하는 고구려의 기상이나 영토 그리고 중국의 동북공정을 꺾기 위한 대한민국 사람들의 학습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김진명은 17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료를 검토하고 나름의 해석을 통해 <고구려>라는 소설을 쓸 수 있었다고 한다. 실로 김진명 다운 사려 깊은 준비작업이다. 삼국중 가장 빛나는 시기가 많았던 고구려는, 소설에서도 전성기였던 미천왕,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광개토대왕, 장수왕의 6대에 걸친 장황한 시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중국의 삼국지 보다는 <고구려>를 더 읽게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힌 바 있으니, 우리 또한 많이 읽고 기다려 보며 우리의 유전자에 고구려의 힘찬 기상이 있음을 상기시켜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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