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중 봄, 가을은 누구나 좋아하는 계절이고,
그나마 두 계절 중에서...
"넌 여름이 좋니? 겨울이 좋니?"라고 물으면
예전엔 그러게, 음~~~~~! 하며 망설여졌다면,
이젠 확실히 알아버렸다. 난 여름보단 겨울을 좋아한다는 것을...
겨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이유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르다.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눈 내림'이다.
사람들은 생활의 불편함 때문에 너무 싫다는 사람도 많지만...
질퍽질퍽함 미끄러움 등의 불편함은 물론 나도 싫다.
난 눈이 내리는 것 그 자체가 너무 아름답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새하얀 눈이라는 입자가 하늘에서 내리는 풍경도 좋고, 눈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보면 한없이 흩날리는 눈의 갈팡질팡 뿌려지는 듯한 그 느낌이 난 너무 좋다.
어릴 적, 오빠와 함께 교정에서 온통 나무들이 하얀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 "와~~ 눈꽃이 정말 예쁘다."라는 말을 들은 후부터 '아~~ 저걸 눈꽃이라고 부르는구나!' 하며 눈 온 세상의 눈꽃을 사랑하게 되었다.
오늘도 오전부터 계속 내리던 눈이 오후 늦게서야 그쳤다.
소복소복 내리던 눈이 어느새 바닥 위에 쌓이고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 버렸다.
어릴 적에 엄마는 눈이 오는 날은 푹 하다고 하더니만
눈이 거의 그치는 퇴근 무렵에는 바람도 없고 날씨도 그다지 춥지 않았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은 반들반들해져서 미끄러웠지만
한쪽으로 쌓인 눈은 아무도 밟지 않음 그 자체로 남아 있었다.
세상은 하얗고 조금씩 흘러내리는 제 빛깔들의 드러남이 안타까웠지만
자연은 언제나 말없이 모든 걸 내려놓는 순리를 알고 있으니까...
인간인 내 눈에만 안타까울 뿐, 또 자연은 늘 하던 대로 하는 짓을 하고 있다.
어릴 적 내 고향은 눈이 참 많았다.
푹푹 쌓일 정도의 눈이 내리면 포대 하나 들고 산으로 올라가 마을 옛 어른의 산소에서 비료포대 썰매를 타곤 했는데, 약속을 하지 않았어도 어느새 동네 아이들이 모두 모여 눈썰매를 타던 시절이 생각났다.
추운 겨울밤 비몽사몽 간에 눈 내림을 본 적이 있는지...
새까만 밤하늘의 무한 공간을 하얀 날갯짓처럼 파닥거리는 그 어릴 적 눈 내림을 떠 올리며...
황홀함 그 자체라는 것을 회상해 본다.
올 겨울도 그만큼이나 멋진 추억을 쌓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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