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 어른들이 보는 동화> 은행나무의 이사 - 논픽션 동화

유효삶 2022. 10. 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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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 <은행나무의 이사>는 우리를 지켜주는 나무의 고마움을 안다.

700살 할아버지 나무를 지킨 사람들

글 정연숙. 그림 윤봉선. 출판사 논장.

은행나무의 이사 표지

 

 

작가의 말

안동 용계리 길안초등학교 용계 분교에 사는 은행나무는 196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1984년 임하댐을 만들기 위해 마을 전체가 이사를 가게 되었고 은행나무 또한 물에 잠길 위기에 처했다.

천연기념물인 용계 은행나무를 지키기 위한 마을 사람들의 피땀 흘린 노력은 작가의 마음을  감동시켰고,

동화로 만들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작업을 했다고 한다.

 

용계 은행나무를 처음 심은 건 누구일까요?

옛날 탁 씨 성을 가진 소녀가 살았는데, 물에 둥둥 떠내려오는 아기 은행나무를 발견하고 정성을 다해 심고 가꾸었다고 한다. 그 후 조선시대 때 훈련대장이었던 탁순창 장군이 임진왜란 후 고향인 안동으로 돌아와 대대손손 은행나무를 보살폈다는 설화가 내려오고 있다.  사람들은 은행나무를 신령한 나무로 여겼고, 특히 임진왜란 때 왜군에 쫓기던 우리 군사 100명의 목숨을 구해 준 일,  나라를 일본에 빼앗긴 날, 한국 전쟁이 일어난 날 '웅웅' 소리를 내며 슬피 울었다 일 등... 우리나라의 역사와 함께 한 은행나무이기에 우리 맘에도 길이 남을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할머니는 학교 운동장 커다란 은행나무를  '할배나무'라고 불렀다.

할머니 손과 할배 기둥은 서로 닮았다.

"할머니랑 할배 나무랑 누가  더 나이 많아요?"

할배 나무는 700살이 훌쩍 넘었을 거란 말씀을 하며 나뭇가지를 어루만졌다.

작년 가을 할머니가 은행 열매를 줍는 사이 아이가 몸을 흔들다 쿵~~ 나무 아래로 떨어졌다.

이불처럼 깔린 은행잎 위로 떨어져, 신기하게도 아이는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

할머니는 은행나무에 절하고 또 절하며...

"아이고! 할배, 고맙습니다. 참말로 고맙습니다."

은행나무의 고마움

겨울엔 눈사람도 만들어 주고... 여름엔 술래잡기도 하며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나무 그늘이 되었다.

"할배 나무가 우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니?"

할머니는 은행나무가 슬픈 일이 생기면 '웅웅' 소리를 내면서 울기도 하고...

한국 전쟁땐 너무 슬프게 울어서 방안 문고리가 덜덜 떨릴 정도였다고...

임진왜란 때는 왜군에 쫓기던 100명이나 되는 병사들을  은행나무에 숨겨 주어 구해주었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한국 전쟁이 끝나고 10년 정도 지나서 할배 나무는 천연기념물이 되었다.

우리 지역에 댐을 건설하는 문제로 온 동네 사람들이 이사를 가게 되었다.

아이고 어른이고 모였다 하면 이사 이야기가 한창일 때에,

"선생님, 할배 나무는요?"

"할배 나무는 어떻게 이사해요?"

편지쓰기&민원 넣기

은행나무와  평생을 함께 한 동네 사람들은 걱정이 많았다.

마을 어른들은 우리의 추억이고,  고향인 은행나무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군청으로 매스컴으로 호소하러 다녔고, 아이들은 은행나무와의 추억을 되살리며 편지를 썼다.

 

"축구공 사려고 모아 둔 돈 다 드릴게요. 은행나무를 새집으로 옮겨 주세요."

"은행나무 이사할 때  친구들이랑 같이 흙도 파고 도울 거예요."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은행나무를 구하기로 한 반가운 소식이 날라 들어왔다.

하지만, 문제는 은행나무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옮기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나무 연구가들은 밤낮으로 연구하고 고민 한 끝에,  뿌리가 댐의 물에 닿지 않도록 들어 올려서 작은 산

위에 은행나무가 서 있는 것처럼  만들 수 있다는  좋은 방법을 생각해 냈다.

크레인을  이용함에도 너무나 큰 은행나무 무게를 줄여야 했기에, 나뭇가지와 뿌리를 대부분 잘라내야만 했다.

이사 준비하는 모습

어떤 날은 10cm, 

어떤 날은 20cm, 

어떤 날은 30cm,  씩 위로 올라갔으며...

 

세 번의 봄,   

세 번의 여름,

세 번의 가을,

세 번의 겨울...

 

3년이라는 아주 긴 시간이 걸려서 드디어 이사를  마쳤고,

혹독한  이사를 마친 은행나무에게 사람들은 영양 가득한 주사를 주며 은행나무가 다시 싹을 틔울 수

있도록  정성껏 기도를 했단다.

 

드디어 어느 해 봄날...

은행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정성을 알았다는 냥  연둣빛 나뭇잎 싹을 피었고,

오래전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은행나무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며,

마을은 없어졌지만  오래오래 마을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을 지켜줄 것을 빌었단다.

그에 화답이라도 하듯 은행나무 또한

"고마워요. 나를 기억하고 지켜줘서~  모두 고마워요"

 

현실속의 은행나무 사진&그림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은 많은 자연의 희생 위에 이루어졌다.

'은행나무의 이사'에서도 한 마을이 댐 건설로 수장될 수밖에 없는 현실 위에서, 

마을 사람들이  반려 나무로 인식하는 따뜻함이 은행나무를 살릴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도 인간을 위한 자연의 희생은 계속되겠지...

하지만 반려 나무처럼 우리 생활과 함께 하는 자연물로 바라본다면 세상은 좀 더 따뜻해지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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