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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서평>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기억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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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는 프랑스 작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꽤나 유명한 작가이며 친근한 작품으로는 <개미>, <신>등 많은 작품들이 번역되어 있다. 그는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하며, 지루함이나 고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활동의 한 영역이라고 베르베르는 말한다. 그는 법학을 전공하고 저널리스트로 과학 분야에서 활동을 하다가 <개미>를 출간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많은 나라에서 출판 거부를 당했다고 한다. 100만 부 이상이 팔린 작품이지만, 자신의 나라인 프랑스와 우리나라에서만 특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베르베르는 특히 동양 철학과 종교에 관심이 많아 전생이나 윤회 등 불교적 관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래서 그도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지칭하는 작가이다.

 

 

표지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인 르네는 이 책의 주인공이다. 퇴행 최면이라는 <판도라의 상자> 마술쇼를 보러 갔다가 최면 대상자로 선정되어 자신의 전생을 보게 되는 우연을 겪게 된다. 너무나 생생했던 자신의 전생을 목격하고는 얼떨결에 뛰쳐나오면서 혼란스러운 르네에게 시비를 붙는 사람과의 다툼으로 살해라는 엄청난 실수를 범하게 된다.

 

그 후로 르네는 집과 직장 등에서 불안과 초조함을 느끼며 생활하지만, 자신의 전생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르네로서는 다시 최면의 상태를 유지하여 전생을 보고 싶은 유혹에 시달린다. 결국, 형사들의 쫓김을 당하면서도 르네는 전생의 문이 펼쳐진 복도를 걸어 들어가 숫자가 쓰인 문을 열어 봄으로서 자신이 111번의 전생을 거쳐 112번째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생을 들어갈 때마다 평행이론처럼 전생에 갖고 있는 능력을 이번 생에 발휘하게 되는 신비한 경험까지 체험하는 르네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러는 가운데 르네는 자신의 근원을 알고 싶은 욕망으로 첫 번째 생이 무엇이었는지를 확인해 보기로 한다. 드디어 첫 번째 생의 문을 여는 순간...  그것은 우리가 이집트나 그리스 신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대서양 한가운데인 아틀란티스라는 상상의 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고, 르네의 첫 번째 전생은 바로 게브라는 남자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판타지 소설로 르네를 통한 1만 2천 년 전의 인간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상상해 보고 문명의 근원지였던 4대 문명지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상상에 접근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게브의 가족과 이웃들이 살던 아틀란티스인들은 욕망도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 순수 그 자체의 인물들이었지만, 천재지변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일을 겪게 되면서 르네와의 협력으로 새로운 터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렸다.

나는 우연히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다.

르네의 이 말은 인간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를 말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당신이 진정 누구인지, 기억할 수 있나요?

최면사인 오팔이 관객들에게 던진 말, 기억할 순 없지만 내가 누구인지는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되는 순간이다.

 

 

 

<기억>은 1,2편으로 이루어진 장편소설이다. 분량만큼이나 방대하고 스토리가 탄탄한 작품으로 우리 인간에 대한 철학적 사고를 해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막연하게  '왜 태어났을까?' 라기보다는 생 어디쯤에선가 얽힌 인연으로 현재의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해 보게 하는 베르베르의 <기억>을 소개하며, 불가에서 말하는 연기법과 인연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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