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서 앞으로도 몇 번을 읽어낼지...!
중년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분,
그러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읽어본 책 <무소유>다.
이 책은 1972년 , 스님의 일상과 사유를 신문에 짧게 올리던 것을 1976년 수필집으로 엮어서 책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무소유>는 지금까지 꽤 여러 번을 읽었지만 볼 때마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만드는 책이다.
2023년이 막 시작된 지금, 내손은 어느새 <무소유>를 들고 와 읽게 되었다.
간디 어록에서 나온 마하트마 간디의 소지품을 보고 스님은 너무 부끄러웠다는 말씀을 하며,
지금 자신이 소유한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과 함께, <무소유>라는 제목으로
스님의 사유를 글로 써 내려간 것이 이 책의 타이틀이 되어 나온 것이다.
스님이 집착했던 난초 두 분, 그것으로 인한 스님의 생활이 온통 화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
자신의 과한 소유욕을 느끼고, 어느 날 놀러 온 친구에게 화분을 안겨 줌으로써 얽매임에서 벗어난 자유,
그리고 홀가분함을 이야기하며 난을 통해 무소유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하는 챕터.
옛말에 '든 건 몰라도 난 건 안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에만 아쉬움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니고 있는 물건의 유, 무에 따라 그립고 불편하다는 이야기이다.
<탁상시계이야기> 편에서는
스님의 방에 존재해 있던 탁상시계가 새벽예불을 보고 오니 도 선생이 왔다 갔다는 것이다.
스님은 생활이 불편하여 중고 시계를 볼 요량으로 청계천 시장에 나가 보았더니,
글쎄... 그곳에 스님의 탁상시계가 있더란 말이다.
주인과 가격을 흥정하던 그 도 선생은 미안한지 스님을 외면했고,
스님은 자신의 시계를 천 원을 주고 다시 사 왔다는 글을 읽으며,
스님이 당황했을 장면을 떠 올리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사람과의 인연뿐만 아니라 물건하고의 인연 또한 말로 표현되지 않는 뭔가가 있다는 것에 공감을 하며,
스님은 탁상시계의 도 선생을 대하는 마음을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것이 아닌, 흐트러지려는 나를 거두어 드리는 것이 아닐까'
라고 표현하시는 것을 보며...
그러고 보면 모든 행위는 내 마음이 편하자고 하는 것일 텐데...
진작 그런 도를 깨닫았다면 나도 좀 더 나은 삶을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스님은 <어린 왕자>를 진짜 좋아하신다.
자신에게 책 한, 두 권을 선택하라고 하면, <화엄경>과 <어린 왕자>를 추천한다고 했다.
<어린 왕자>를 소개해준 지인에게도 평생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산다는 말씀과
이후에 30권도 넘는 <어린 왕자>를 지인들에게 선물해 주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스님은 <어린 왕자>를 경전에까지 비유를 하시며, 사람들을 평가하는 잣대로 삼았다고까지 말씀하신다.
어린 왕자에게 보내는 편지글 또한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데, 죽음을 '허물'이라고 표현하는 어린 왕자의
철학과, 불가에서 말하는 구름에 비유한 대목에서는 공감과 함께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죽음 앞에서, 이들의 대화는
나 자신을 편안케 하는 앞으로 올 노년의 마음 가짐이 되었다는 걸 실토하며...
봄이 오고 있는 이즈음 <무소유>는 또 하나의 말씀으로 다가온다. 늘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참 위대한 책이다. 스님이 말씀하신 <어린 왕자>가 경전 같다면 나에게 <무소유> 또한 경전 같이 다가오는 책이다.
2023년이 시작하는 이 즈음에 읽고 나를 또 정화시켰으니,
세상 두려워할 것 없이 또 살아가 보자.
뚜벅. 뚜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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