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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전남 순천> 송광사 불일암에 가다. 법정스님이 잠들어 계신곳... 영혼까지도 머물고 싶어 하셨던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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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이 잠들어 계신 송광사 불일암을 찾아서 순천이라는 도시를 찾았다. 날씨마저도 따뜻했던 봄날이라 스님을 뵈러 가는 길이 수월했다. 봄에 다녀온 곳이지만 법정스님의 말씀이 무척이나 다가서는 이 가을에 포스팅을 해 본다.

 

 

이번 포스팅은 여행이 아닌 스님의 말씀을 느껴보는 시간으로  글을 써 보려고 한다.

 

 

 

 

숲길 팻말과 오두막 전경

 

 

 

법정스님의 많은 책을 다시금 꺼내어 보다가, 문득 스님 책 곳곳에서 묻어 나오는

오두막의 정서를 느끼고 싶어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앞마당

 

 

 

스님은 불일암을 오두막이라 불렀다.

불일암에 있는 후박나무와 파초,

그리고 대나무 숲을 거닐어 보고 싶은 마음!

늘~ 아침에 일어나면 인사하는 존재들, 그 적막한 오두막의 하루하루를 적어 내려갔던

공간에 나도 존재해 보고 싶은 마음~~~!!

 

 

 

 

순천 송광사는 고려시대 16 국사를 배출한 사찰로 우리나라 삼대 사찰 중 승보사찰로 유명하다.

승보사찰이 무색하게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으며, 아직도 승가대학인지 스님들의 거처인지를 계속 짓고 있어서 좀 어수선했다. 이십여 년 전에 갔던 송광사가 아니었으며, 너무 많은 건물들이 들어차 있어서 예전에

느꼈던 송광사의 멋스러움은 많이 사라졌다.

 

 

 

 

대나무 숲길과 대문

 

 

 

 

송광사 뒤편 산길을 올라 불일암이라는 이정표를 따라서 20여분 올라가니,

대나무로 만들어진 사립문이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었고, 이내  굽이치는 대나무 숲을 지나니 오두막이라고 불리던 불일암이 모습을 보였다.

정말이지 오두막 같은 작은 집에  병풍처럼 펼쳐진 봄날 초록빛산이 뒤쪽으로 세워져 있었고,

가족처럼 아침저녁으로 안부를 전했던 후박나무와 파초가 사람들을 맞이했다.

앞마당이 시원하게 펼쳐진 대지위에는 스님이 일구었다는 텃밭과 우물 하나가 덩그러니 앉아 있었고,

한쪽으로는 더 작은 오두막이 하나 더 있었다.

힘들게 올라온 손님들의 대접인지 우물은 사용하질 않았고(코로나 때문인 듯...)

물이 담긴 주전자를  놓아두셨다.

법정스님은  살아생전 유언대로 오두막 바로 앞 후박나무 아래에 잠들어 계셨으며,

그 앞에 놓인 꽃병 속의 분홍꽃이 새색시처럼 부끄러워하는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스님이 잠들어 계신 곳

 

 

 

 

불일암을 찾은 손님은 우리 말고도 대여섯 명이 더 있었는데, 그곳을 지키는 스님은 두 분 이 계셨다.

한 스님은 텃밭 일을 하느라 바쁘셨고, 또 한 스님은 손님을 맞이하며 이야기도 해 주시고 일도 하시느라

나름 분주해 보였다.

오두막에서 보는 산의 정경은 참 아름다웠다. 하늘과 산이 맞닿은 느낌이랄까...?

법정스님은 책에서 가끔 오두막에서 다리를 벌리고 가랑이 사이로 풍경을 보면 거꾸로 보는 세상 속에 바다와 산이 맞닿은 것처럼 보인다며,

하늘이 바다처럼 느껴지는 풍경을 재미있게 글로 표현하셨다.

그래서인지 그곳에 계신 스님 또한  우리에게 이 오두막에서 진정한 풍경을 보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며 법정스님이 하셨던 가랑이 사이로  얼굴을 내밀어 거꾸로 보는 오두막 풍경을 소개했다.

손님들은 하나같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만 거꾸로 보는 오두막 풍경을 감상하며 법정스님을 회상했다.

 

 

 

 

오두막에서 보는 풍경

 

 

 

 

나무와 바람 그리고 새들만이 존재하는 이곳에서

늘 무소유를 말씀하셨던 분...

늘 채우기보단 버리기(비움)를 말씀하셨던 분...

스님은 무엇이 되었을까?

돌아가신 지 십여 년이 넘었음에도 그분의 말씀은 늘  살아있다.

얼굴을 봬면 푸근함 보다는,

정신이 바짝 들게 하는 서늘함, 회초리 같은 따끔함이 떠오르시는 분...

욕심 없이 살겠다는 '삶의 자세'를 표명하는, 단지 겉모습임을 나는 느낀다.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싶다면 순천 불일암의 법정스님을 한번 뵙고 오는 것 추천합니다.

 

 

 

 

무소유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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