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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책 리뷰>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스커레이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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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돌아온 매스커레이드 시리즈의 마지막 편, 매스커레이드 게임!

 

 

 

 

 

 

 

 

 

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이브, 매스커레이드 나이트에 이어 2023년 6월 출시로 나온  <매스커레이드 게임> 이다. 번역은 양윤옥 씨로 일본 문학전문 번역가로서 히가시노의 작품을 아주 많이 옮긴 이이기도 하다.

이번 히가시노의 100권째 작품 출시라는 기념을 두고 양윤옥 번역가 또한 굉장히 기쁘고 감회가 새롭다는 기사를 어디에선가 본기억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빼놓지 않고 본 것은 아니지만, 많이 좋아하는 작가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매스커레이드 시리즈는 막 찾아보고 기다린 작품은 아니다.

그러고 보면 나는 히가시노의 광팬은 아닌듯 하다.

 

 

 

어찌 됐든 히가시노만의 번뜩이는 추리소설을 이 뜨거운 여름에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한 마음이다.

추리소설은 여름에 봐야 제맛이라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더위를 떨쳐줄 만한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리뷰를 소개해 보려 한다.

 

 

 

이 소설의 고정 멤버는 닛타 형사와 호텔리어인 야마기시 나오미이다.
닛타와 나오미는 이 호텔에서 사건이 났을 때마다 그에 걸맞은 역할과 재치로 모든 살인사건을 막아내는데 기여를 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아즈사 경감은 여성 경찰로 예리하고 IT를 이용한 과학수사에 아주 탁월한 사람이다. 세 사람의 케미가 어떻게 맞아 들어가는지도 이 소설을 읽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공간적 배경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두 번의 미수 살인사건으로 익숙한 코르테시아 도쿄 호텔이다.

 



발달은  이리에 유토라는 20대 청년이 살해된 사건을 닛타 형사가 수사하면서 시작된다.

 

 

 

경시청에서는 최근 도쿄 인근에서 일어난 세 건의 사건이 모두 예리한 칼로 찔려 사망하게 된 점.
사망한 사람들이 모두 예전에 무고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전과자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게 된다.
이에, 경시청에서는 1과 강력팀 팀장들을 모두 모아 공조 수사를 하도록 지시하게 되는데...

 

 

 

메스커레이드 란 뜻은 가장무도회 또는 거짓꾸밈 등의 진실이 아닌 속인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제목에서도 풍기듯이 무도회를 가장한 게임이라면 어떻게 펼쳐질지 한 번쯤 추측해 보고, 책을 읽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이 소설은 추리소설인만큼 가면을 쓴 사람들의 진실을 드러나게 하여 용의자를 밝혀가는 이야기이다.
여느 추리소설처럼 죽인 자가 누구인지 범인을 찾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사건에 대한 억울함과 그에 응당한 죄의 처벌을 받지 않는 유가족들의 아픔, 그리고 법의 헛점등을 이야기하며 인간심리를 히가시노만의 장점으로 잘 그려내고 있는 소설이다.

 

 

 

여기까지  들어보면 복수극인 듯 보일 수도 있겠으나,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잡힐듯한 그 무엇이 있기보다는 자꾸만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용의자를 향해  좁혀 가는 숨 막히는 형식이라기보다는 조금씩 흘러넘치게 하며 독자로 하여금 추측하게 한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듯하다.

 

 

 

촉법소년이어서... 약물 중독으로 기억을 못 해서... 등

어이없는 법의 잣대가 가족을 잃어버린 유가족의 아픔을 더욱 가슴 아프게 하지만,

일반적으로 응징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함무라비 법전에 나오는 직접적인 형태로 펼쳐지지는 않는다.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잘 다루는 히가시노인만큼 아주 특별하게 용의자는 드러나게 된다. 

죄의 대가는 무조건 형벌이 아니라 반성이 동반된 형벌이어야만 용서할 수 있다는 한 유가족의 대사가 있다. 당연한 말인데도 가슴을 뜨끔하게 만드는 구절이다.

 

 

 

 

가해자이지만 자신의 법적 처벌에 대한 의구심과  반성 그리고 피해자의 마음을 교차해 보며 전개되는 매스커레이드 게임만의 이야기는 아마도 사회에 대한  커다란 경종을 울리고자 하는 경각심이 아닐지...

이렇게 생각되는 것은 비단 나만의 억지스러움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다.

 

 

 

뭔가 빵~~ 하고 터질 것 같은 조마조마함을 선사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파고드는 반전이 매력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배우가 역을 소화해 낼 때도 톤을 높여서 격함을 표현할 때가 있는가 하면, 뭔가 절제하는 듯한 저음으로 그 장면을 무섭게  강조하는 장면이 보는 이의 기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것처럼,   굳이 비유를 하자면 나에겐 그런 느낌이 드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이것이 왜 게임이라는 제목을 붙였는지는 다 읽고 나면 알아지리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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